그날이면 엄연히 사람많을 메가박스에서 추격자를 봤다. 연인들이 한자리도 안빼고 극장을 꽉 채웠는데 옆에 앉은 초코렛 든 어여쁜 아가씨가 무서운건지 서러운건지 엉엉 울어서 과연 이게 발렌타인데이에 연인들이 볼 영화가 맞는지는 매우 의심스러웠고 좀 안타까웠다. 어쨋든 블러디 발렌타인.
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좀 비틀어 생각해봤는데 - 만약 누가 영화속에서 죽지 않았더라면 등등- 그러면 절대 안 됐을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이다지도 강하고 비린내나게 밀어붙이는걸 만들자고한 감독이나 영화사 소신이 존경스러웠다.
올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<사랑을 믿다>에 보면 - 무엇이 매력적이고 아름답다고 긍정하는 순간 규정의 한 모서리가
대상과 어긋나는 불편함이 나를 사로잡아서 대상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대신 아름답지 않은건 아니라던가 매력적이지 않은 건 아니라든가
하는 조잡한 이중부정을 달아 놓아 마음을 편히 하는 식 - 라고 나오는데, 맘이 불편해도 나는 세상에 정말 이 영화 끝장나게
훌륭하다고 말해줘야겠다 최지